
(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 문선명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총재가 10일 자서전 형식의 에세이집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인으로'(김영사 펴냄)를 냈다.
문 총재는 자서전으로는 처음 펴낸 이 책에서 자신의 어린 시절과 열여섯 살 때 계시를 받고 서울과 일본 도쿄에서 수학한 과정, 북한 평양에서 전도와 한국전쟁 중 부산 천막교회에서 신자를 모으기 시작해 통일교를 창시했던 대목을 회고한다.
또 1954년 서울 북학동에 '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 간판을 내건 집에서 전도를 시작, 이듬해 대학생 신자들이 급속히 늘어나면서 기성 교회의 고발을 당해 투옥됐다가 무죄로 석방된 과정과 미국과 일본 전도를 시작했던 경위를 전한다.
특히 1991년 북한을 방문했던 얘기는 별도의 장을 마련해 자세히 소개한다. 그는 당시 북한에 생존했던 여동생을 상봉했고, 흥남까지 헬기를 타고 가 '마전 주석공관'에서 북한의 김일성 주석과 만나 남북대화와 이산가족 상봉을 촉구했으며, 사냥 등 공통된 취미를 놓고 환담했다고 책에 밝혀 놓았다.
이에 앞서 1990년 당시 소련 모스크바를 방문하고 고르바초프 공산당 서기장 등을 면담한 자리에서는 한국과 수교할 것을 촉구하는 대목도 자세히 소개해 곧이어 성사된 한국과 러시아의 수교에 적지 않은 역할을 했음을 보여준다.
가정생활과 가족사도 들려준다. 40살 되던 1960년 자신보다 23살 어린 한학자 여사와 결혼한 과정과 그 이후 한 여사의 내조를 소개하며, 1983년 둘째 아들이 교통사고로 숨진 사연과 영혼결혼식 등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은 가족사가 공개된다.
김영사 박은주 사장은 이날 출판간담회에서 "우리가 기획해 2년여간 짬짬이 이뤄진 구술을 풀어 책으로 엮었다"면서 "문 총재가 완성본을 읽고 '내 생각의 80% 이상을 담았다'고 평할 만큼 문 총재를 가감 없이 있는 그대로 전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문 총재는 지난 1월30일 90세 생일을 맞아 3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천주청평수련원'에서 구순연을 연 다음 미국에 건너갔다가 온 후 현재 서울에 머물고 있다.
383쪽. 1만4천500원.
<김영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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